.. 그런데 우선은 마치 18세기 중엽 달랑베르, 디드로의 『엔사이클로피디아』에 게재된 도구나 연장 같은 인위적 사물들 그림 도판 들이 그렇듯이 공간적인 전후 맥락을 소거시켜 순전히 건축물에만 집중케 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건물의 물리적 변주를 각기 다른 시간적 역사적 레이어들로중첩시켜, 급기야 한반도에서 전개된 여러 사건들 즉, 식민피지배, 해방, 이데올로기 분열과 남북 분단, 6.25 한국전쟁, 통치 권력의 격동 같은 민족 공동체가 근대기를 거치며 겪었던 다양한 문화적 기억들을 한 자리로 불러낸다.